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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게으른 덕후 두 마리, 대체로 무해함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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간만의 삽질본능

by 펠넬 2013. 8. 5.

문고본 나올 때까지 기다리느라, 신작 나오고 떠들썩한 분위기를 모른 척 지나가는 게 첨엔 괴롭더니, 습관이 되니까 아..나왔구나 이러고 만다.
(1Q84가 허세의 아이콘이 되어버린 것도 최근에야 알았네. 이런-ㅆ씁쓸..--*)

 

1Q84 문고본 커버들(Book1, 2, 3 각각 두 권씩 총 여섯 권). 홀수권 짝수권 디자인이 좀 틀림. 중간 중간 컷팅되어 들어있는 이미지들은 Bocsh의 '쾌락의 정원' 가운데 패널 부분.

 

삽질(스캔&포토샵)해서 모아보면.. 이렇게 됨. (이미지 위의 텍스트는 주요 캐릭터 이름들)
그냥 괜시리 삽질본능이 발동해서 찍어 봤다능. 

 

내가 보기에'1Q84'에서 제일 비현실적인 판타지 요소는, 아오마메와 텐고의 그 '의심할 여지없는 숙명적인 사랑'인 듯.
그거야말로, 이 소설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임에도 불구하고.. 말라비틀어진 수세미 조각같은 내 감성은, 차라리 두 개의 달이나 리틀 피플이나 공기번데기 등등이 훨씬 있을 법하다고 느끼는 걸 어쩌랴.

근데 그게 또 내가 이 소설을 끝까지 기껍게 읽었던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면서, 어느새 60을 훌쩍 넘겨버리고는(아..더불어 내 나이도ㅜㅜ) '지금이야말로 평화와 사랑, 휴머니즘, 이상주의가 필요한 시기'라고 (스스로 오그라든 손발 펴가면서 그러나 여전히 시니컬한 톤으로)말하는 이 작가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.


어쨌거나.. 1981년 4월의 어느 맑은 아침, 하라주쿠 뒷골목에서 스쳐 지나갔던 100%짜리 커플 스토리의 하드보일드판타지(?) 버전인가도 싶은 이 길고 긴 소설이, 난 나쁘지 않았단 얘기다.
다만, 주요 인물들의 관점에서 본 상황 해석 같은 게 지극히 자세하고 반복적이라는 점은 좀 걸리더라. 읽으면서 종종.. '이 아저씨 왜이리 친절해졌지?.. 늙으면 말이 많아진다더니..ㅜㅜ' 이런 생각이.. (영감님의 깊은 뜻을 헤아리지 못하는 년이라 죄송..)
요번 신작 '뭐시기 순례의 해'는 어떨런지.. 난 읽기로 맘먹은 소설의 경우 하루키의 소설은 특히나, 가능한 한 사전정보를 피하는 편이라 아직은 짐작할 수가 없네. 츠쿠루 씨는 3년 뒤에나 만나요~

 

아, 그리고 Book3 17장에서의 갑작스런 시점 변화도.. 이건 진짜 하루키를 붙잡고 물어보고 싶을 정도로 의아했던 점이라, 다 읽고 나서 검색까지 해봤었다. 뭔가 속시원해질 만 한 정보는 못찾았지만, 역시 나처럼 뜬금없어하는 사람들이 있긴 있는 모양.
같이 샀던 인터뷰집엔 1Q84 관련 내용은 거의 없고.. 시간 나면 인터뷰 기사나 검색해봐야겠다.

 

 

 

 

 

 

<댓글복사>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 

오오, 놀라워라!!!!!
문고판인데, 세심 돋네요. 속표지까정 공을 들였군요.

의심할 여지없는 숙명적인 사랑!!!!!!!
로설매니아인 저로서는 어느 정도는 익숙한 느낌적인 느낌도 있겠습니다만.
뭔가 하루키가 달라졌나요....츠쿠루씨는 어떤 느낌인가, 3년 뒤 기대할께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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